(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수사해 온 터키 검찰이 수사를 종료하고 사건을 사우디 측에 이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최근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인 것을 고려한 조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터키 검찰은 31일(현지시간) 까슈끄지 살해 용의자 26명에 대한 궐석재판을 중단하고 사건을 사우디 법원에 넘길 것을 이스탄불 법원에 요청했다.
터키 검찰은 2018년 10월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까슈끄지 살해사건의 용의자 2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이들을 까슈끄지 살해 혐의로 기소한 후 궐석 재판을 이어갔으나, 이날 "피의자가 외국인인 탓에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며 터키에서의 수사를 종료하기로 했다.
터키 검찰이 기소한 26명 중 14명은 이미 사우디에서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 가운데 5명은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에 거주하며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카슈끄지는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러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암살조에 살해됐다.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온 점을 토대로 국제사회는 사우디 왕실의 개입을 의심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사건 현장 음성 파일 등 증거들이 나오면서 사우디 정부는 통제 불가능한 요원들이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을 바꿨고, 사우디 검찰은 현장 책임자 등을 기소했다.
터키와 사우디 관계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크게 경색됐으나, 지난해 5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통화하는 등 양국 정부는 최근 들어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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