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다'는 포유류, 공룡대멸종 뒤 두뇌 비율 오히려 줄어

입력 2022-04-01 15:05  

'똑똑하다'는 포유류, 공룡대멸종 뒤 두뇌 비율 오히려 줄어
생존위해 몸집부터 커지다 에오세 들어 두뇌·감각기관 발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척추동물 중에서 몸집 대비 두뇌 비율이 가장 높다. 이는 다른 동물에 비해 그만큼 더 똑똑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이 멸종해 사라지고 포유류 시대가 열린 것도 이런 똑똑함이 작용한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공룡대멸종 직후 대격변기에는 포유류가 살아남기 위해 몸집부터 급격히 커지면서 몸집 대비 두뇌 비율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에 따르면 고생물학자 스티브 브루새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6천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사라진 뒤 1천만 년 간 포유류의 몸집 대비 두뇌 비율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공룡대멸종 이후 포유류 화석이 비교적 잘 보존된 미국 뉴멕시코주 북서부 샌원 분지와 콜로라도주 덴버 분지에서 최근 발굴된 '팔레오세'(6천600만∼5천600만 년 전)의 태반 포유류 화석을 중심으로 컴퓨터 단층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포유류의 몸집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몸집 대비 두뇌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초기에는 후각에 많이 의존했으며, 시각이나 다른 감각기관은 발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공룡이 사라진 이후 새로운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똑똑해지는 것보다는 덩치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영장류와 같은 현대 포유류 그룹의 조상들은 공룡대멸종 뒤 1천만 년이 지나고 이어진 '에오세'(5천500만∼3천400만년 전)에 들어서 두뇌가 커지고 감각기관과 운동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자원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때 생존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연구 결과는 큰 두뇌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멸종위기를 넘기는데 늘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제1저자인 오르넬라 버트란드 박사는 "큰 두뇌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소행성 충돌 이후 대격변기의 초기 태반 포유류에게 큰 두뇌는 생존에 방해가 됐을 수도있다"고 했다.
현대 포유류의 조상이 상대적으로 똑똑해 공룡과 달리 멸종을 모면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책임저자인 브루새트 교수는 "공룡의 자리를 물려받은 당시 포유류는 똑똑하지는 못했다"면서 "수백만년 뒤 서로 경쟁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포유류의 두뇌 비율이 커졌다"고 설명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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