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 사죄…"흑인노예 핏방울로 세운 도시"

입력 2022-04-01 16:23  

영국 글래스고 사죄…"흑인노예 핏방울로 세운 도시"
'대서양 노예무역' 조사…"노예상 자금이 도시 곳곳에 촉수"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인신매매, 노예무역으로 끌려온 아프리카인들의 핏방울로 이 도시의 뼈대가 세워졌습니다. 그들의 아들, 손자에 이르기까지요."
영국 스코틀랜드의 최대 도시인 글래스고가 31일(현지시간) 수백년 전 자행된 이른바 '대서양 노예무역' 과거사를 뒤늦게 사과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대서양 노예무역은 서구의 노예제도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악질적인 것 중 하나로, 16∼19세기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서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아프리카 주민 수백만 명을 강제로 배에 태운 뒤 대서양 건너 유럽, 미주 땅에 노예로 팔아넘긴 참혹한 역사를 뜻한다.
글래스고는 최근 시 위원회를 구성해 이같이 어두운 과거를 다시 조사했고, 그 결과 당시 인신매매로 부와 권력을 축적했던 노예상들이 알고보니 도시를 발전시킨 주축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글래스고 역대 시장 79명 중 무려 40명 이상이 대서양 노예무역과 관련된 인물이었으며, 글래스고 주요 건물 중 11개 이상이 노예상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시 곳곳에 노예상 8명의 기념비, 추모비가 있었고, 시내 대로 62개 중 대부분이 노예상의 이름을 따라 지은 것이라고 위원회는 꼬집었다.
실제로 증기기관차를 발전시킨 산업혁명의 '아버지' 제임스 와트 또한 흑인 어린이를 사고파는 데 관여했었다고 위원회는 폭로했다.
위원회는 "노예무역 자금을 추적하다보니 도시 구석마다 촉수를 뻗고 있었다"면서 "이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는 인지하고, 사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글래스고대 연구진이 수행한 것으로, 미국에서 번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이후 촉발됐다고 AFP는 전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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