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러닝메이트 이룬 마르코스 지지 안하는건 사실상 '거부'"
'약한 지도자' 비난 발언도 근거로 들어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 5월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3) 상원의원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를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3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파키아오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취하고 있는 것을 이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딸과 러닝메이트를 이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마르코스 전 의원에 대한 간접적인 거부라고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런 태도로 경쟁 대선 후보인 자신이 유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르코스 전 의원 외의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자제한 것은 그의 딸에 대한 배려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파키아오는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르코스를 '약한 지도자'라고 비난한 것도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또 대선 후보 중에 코카인을 투약한 사람이 있다는 발언도 사실상 마르코스 전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19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부 오리엔탈 민도로주에서 연설을 통해 "코카인을 복용하는 대선 후보가 있는데 부유한 가문 출신"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마르코스 전 의원은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다.
펄스 아시아가 지난 2월 18∼23일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전 의원은 60%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로브레도 부통령은 15%로 뒤를 이었다.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은 10%를 기록했고 파키아오 상원의원은 8%에 그쳤다.
마르코스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5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43) 다바오 시장과 러닝메이트를 이뤘다
필리핀은 올해 5월 9일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한다.
또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을 비롯해 1만8천명의 지방 정부 공직자도 뽑는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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