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2달 간 휴전' 첫날…"이참에 종전까지" 기대감

입력 2022-04-03 18:10  

예멘 '2달 간 휴전' 첫날…"이참에 종전까지" 기대감
2015년 내전 발발…'전국 휴전' 합의는 2016년 이후 6년만
급유함·여객기 운항 재개…정부군·반군 "이행 준수" 다짐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이번에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요. 이번 휴전은 전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상점 계산원으로도 일하는 대학생 아스마 자이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 동맹군과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의 '2개월 휴전' 합의 소식과 관련해 이런 간절한 바람을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전했다.
그는 "휴전이 라마단과 함께 시작되는 점이 더 큰 희망을 품게 한다"며 "15살 때 시작된 내전은 내 꿈을 악몽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7년여간 내전이 이어지는 동안 여러 차례 평화협상과 휴전 합의가 있었지만, 제대로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참혹한 피해는 계속됐다.
그러나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시작에 맞춘 이번 휴전 합의만큼은 다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나온다.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동맹군과 이란의 도움을 받는 반군 후티는 2개월간 휴전하기로 했다. 휴전은 라마단(이슬람 금식 성월) 첫날인 2일 오후 7시부로 발효됐다.
한스 그룬베르그 예멘 주재 유엔 특사는 지난 1일 휴전 협정 체결을 전하면서 양측이 합의하면 두 달 후에 휴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휴전과 함께 예멘의 주요 항구도시인 호데이다를 통한 연료 수입과 수도 사나 공항의 여객기 운항도 재개됐다.
이번 휴전 합의에 앞서 사우디 동맹군은 지난달 30일 예멘 반군과의 교전을 중지했다고 일방적으로 밝혔지만, 반군은 항구와 공항에 대한 봉쇄를 풀지 않는 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후 반군은 유엔의 중재로 성사된 이번 휴전 합의는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 사레아는 성명을 통해 "동맹군 측이 합의를 위반하지 않으면 우리는 포괄적인 군사 작전 중단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인했다.
관건은 양측의 합의 준수다. 과거 휴전 합의는 평화 정착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내전이 시작된 지 1년여 만인 2016년 4월 휴전에 이은 평화협상이 진행됐지만 결렬돼 다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2018년에도 휴전 합의가 맺어졌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전국적인 휴전 합의가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휴전 합의가 예멘 내전을 끝낼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제사회도 주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과 주요 기관 수장들이 휴전 합의를 환영했다.
미국의 예멘 특사 팀 린더킹은 트위터에 "7년간의 내전은 큰 고통을 남겼다"며 "양측이 휴전 합의를 준수해 지속가능한 휴전과 포괄적인 정치적 평화로 가는 길을 닦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예멘은 2014년 말부터 정부군과 후티 반군 간에 권력투쟁이 시작됐고, 2015년 3월부터 내전이 본격화됐다. 내전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는 37만7천명으로 추산된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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