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탈환한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집단학살을 벌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부차 지역의 참상이 현장을 찾은 외신 보도로 잇따라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차에서 민간인이 얼마나 러시아군에 살해됐는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소 수백명이 살해돼 도시 곳곳에 매장된 것으로 파악합니다. 부차에서 발견된 시신 중 일부는 검은 포대로 싸여 있었습니다.
또 다른 민간인 복장의 시신은 포대도 없이 그대로 묻혔고, 전신이 다 매장되지도 못한 시신도 발견됐습니다.
일부 시신은 손과 다리는 묶여있고 머리 뒤편에는 총알구멍도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밝혔습니다.
이날 위성 사진에는 부차의 한 교회 앞 마당에 집단 매장 터로 보이는 길이 약 14m의 구덩이도 포착됐습니다.
주민들은 이 장소를 찾은 CNN 취재진에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살해된 민간인이 이곳에 묻혔고 매장된 시신이 150구 정도나 된다고 말했습니다.
CNN은 정확한 규모나 희생자 신원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최소 수십구가 포대에 담겨 무덤 안에 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군 전쟁범죄에 대한 부차 주민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부차 주민 타라스 셰브첸코(43)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러시아 병사들이 인도주의 통로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에 총을 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 스비틀라나 무니크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군은 보이는 사람을 모조리 쐈다"고 말했습니다.
부차를 찾은 외신들은 각종 잔해와 끊어진 전선 등으로 혼란스러운 부차의 거리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시신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부차의 참상이 드러나자 국제사회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유엔 차원의 조사를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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