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 조사…"소득 낮을수록 폭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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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암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 10명 중 3명가량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고위험 음주'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 1차연도(2016년), 2차연도(2017년) 자료에 나타난 20세 이상 1만1천388명 중 암으로 진단받은 603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위험 음주를 폭음과 과음으로 나눴다. 폭음은 한 달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남성의 경우 한 번에 7표준잔 또는 맥주 5캔, 여성은 한 번에 5표준잔 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경우로 정의했다. 1표준잔은 순수 알코올 10g을 포함하는 양이다. 과음은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은 30g 이상, 여성은 20g 이상인 경우로 설정했다.
분석 대상 603명 중 현재 암으로 투병 중인 사람은 259명(43.5%)이었으며,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209명(34.1%)이었다. 알코올과 관련 있는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257명(42.6%)이었다.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암진단군에서 4.8±0.6g으로 비진단군(9.0±0.2g)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암진단군도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암진단군에서 폭음과 과음의 비율은 27.2%와 5.3%였다. 암 진단을 받은 경험자 10명 중 3명이 폭음을 한다는 의미다.
비진단군 내 폭음, 과음 비율은 53.9% 및 10.5%로 암진단군의 2배 수준이었다. 비진단군은 직업이 있으면 폭음 비율이 1.6배로, 과음 비율이 1.5배로 증가했다. 도시에서 거주하면 폭음할 위험이 1.2배로 높아졌고, 교육 수준이 낮으면 과음할 위험이 1.4배로 높아졌다.
연구팀은 비진단군에서는 직업 보유, 도시 거주 등 요인이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를 늘려 알코올에 노출되는 빈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낮은 교육 수준은 알코올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고위험 음주가 더 많이 이뤄지게 한다고 추측했다.
반면 암진단군에서는 낮은 소득이 두 가지 형태의 고위험 음주를 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경우 다른 집단보다 폭음, 과음할 비율이 각각 2.2배와 3.5배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소득이 낮으면 알코올 섭취로 인한 질병이나 사망에 더 취약해 암으로 진단받은 경우가 더 많았을 수 있다고 봤다. 또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치료나 생활환경 개선 등 노력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았던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위험 음주 환자에서 소득이 낮을수록 암으로 인한 해악이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금주 교육이나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JFP) 최신호에 게재됐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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