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착용 등 임시조치는 30일간 유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19 방역규제의 근거가 된 국가비상사태령을 도입 750일 만에 해제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저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중증 입원환자, 사망자 감소 등으로 인해 비상사태령을 더는 유지할 근거가 없어졌다면서 이날 밤 12시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작년 7월 하루 평균 420명에 달하던 사망자는 지난주 12명으로 감소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에 있어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상사태령에 근거한 모든 규제는 폐지되고 경제활동도 정상화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다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국민 사이에 존재한다면서, 앞으로 30일간 실내 마스크 착용 등 임시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비상사태령을 대체할 국가보건령을 제정하고 이 과정에 국민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 달간 임시 조치로 유지되는 규제안에 따르면 실내·옥외 시설은 용량의 최대 50%까지 백신 접종자,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소지자 등을 수용할 수 있다.
또 남아공에 입국하는 국제 여행객은 백신 접종 증명서나 72시간내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소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착 때 항원 검사를 받아 양성 반응이 나오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아울러 팬데믹 동안 수많은 실업자를 보조한 월 350랜드(약 2만9천원)의 사회고충기금도 지속된다.
이들 임시조치는 한 달 후 단계적으로 폐지될 전망이다.
현지매체는 5일 이번 비상사태 해제로 "일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남아공은 지난 2020년 3월 15일부터 국경폐쇄 등 비상사태령을 도입했다.
이후 술·담배 판매 금지 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록다운(봉쇄)을 상당 기간 유지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가장 낮은 '조정 1단계' 록다운 상태였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로 인해 남아공은 지난 2020년의 경우 최소 73년 만에 최대 경제 위축을 경험했다. 아직도 실업률은 35.3%로 역대 최고치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비상사태 해제를 계기로 경제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1천130만 명 가운데 30%가 넘는 37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최악의 타격을 입은 국가다. 남아공 코로나19 공식 사망자는 10만 명이 넘지만, 전문가들은 초과 사망자를 고려할 때 실제 사망자는 3배 수준이라고 본다.
남아공 백신 완전 접종자는 44% 수준이다. 4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685명이고 사망자는 2명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국가적인 비상조치 해제로 이제 공중보건에 대한 개인 책임이 커졌다면서 "백신 접종은 여전히 최선의 방어책이자 미래 감염에 맞설 무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백신 부작용에 대한 국가 보조는 여전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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