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에 또 '전범' 비난…증거 수집 및 분석 지원키로
"러, 키이우서 군대 빼 동부 공세 강화…몇 달 이상 지속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고리로 러시아를 향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고, 진상 조사 지원과 함께 러시아 추가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또다시 '전범'이라고 지칭하고 "부차에서 일어난 일은 너무 충격적"이라며 전범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모든 구체적인 사항들을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쪽에 위치한 도시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이 물러난 뒤 사살된 민간인 수백 명이 발견되는 등 러시아군의 끔찍한 행위가 드러나면서 국제적 공분을 사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과 협의 중이라며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나 다른 기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를 '집단 학살'(제노사이드)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제노사이드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인식하진 못했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잔혹 행위 증거 수집과 분석을 돕고 책임을 묻기 위해 검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팀이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전쟁범죄팀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이날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부차에서 드러난 러시아군의 잔학행위에 분노를 표명하고 그 책임을 묻기 위해 관련 정보를 문서화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이번 주 추가 경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유럽과 논의 중인 제재에는 에너지와 관련된 선택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한 지원 패키지가 매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하고 있다면서 수일 내에 추가 군사적 지원책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을 추진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인권이사회 일원이라는 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적절한 다음 조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 키이우 주변에 배치한 군대의 3분의 2가량을 철수시켜 벨라루스 등으로 이동시켰다면서도, 이는 철수가 아니라 돈바스 등 동부 지역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재배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는 동부와 남부 일부의 공격적 작전에 집중하기 위해 군대를 재배치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예속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제 나라 일부를 통제하에 두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공략을 강화함에 따라 전쟁의 다음 단계는 몇 달 또는 그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16억7천만 달러 규모의 F-16 전투기 8대를 동유럽의 불가리아에 판매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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