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권 무차별 공세 강화방침 대변할 수도
"승전하면 우크라이나 현정권 협력자들 사형·징역·강제노동 처해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와중에 러시아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를 '나치주의자'로 규정하는 칼럼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전날 러시아 전문가 티모페이 세르게이체프(49)가 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제하의 칼럼을 내보냈다.
리아 노보스티는 러시아 정부가 소유한 미디어 그룹의 자회사로서 주로 러시아 내부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관영매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선전하는 매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부터 이 매체에 칼럼을 기고해 온 세르게이체프는 이 글에서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가 나치주의자라고 주장하면서 "정의로운 전쟁에 따른 필연적 고난에 시달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체프는 2014년 민주화 시위로 축출된 친러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치 컨설턴트였다. 그는 2012년에는 우크라이나인을 나치 부역자로 묘사했다는 논란이 있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면 나치 독일 전범들을 법정에 세웠던 1945년 뉘른베르크 재판처럼 우크라이나 현 정권 협력자들을 기소해 사형, 징역, 또는 파괴된 인프라를 복구하는 강제노동 등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체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이던 '탈나치화'를 위해 "정치뿐 아니라 문화와 교육 영역에 걸친 사상적 억압과 엄격한 검열을 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란 이름 자체도 제정 러시아 시절의 '말로로시야'(작은 러시아)로 개명할 것을 촉구했다.
세르게이체프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러시아는 친유럽·친서방적 환상과 최종적으로 결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주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와 서방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수복된 키이우 인근 도시들에선 민간인 시신이 대거 발견됐다. 특히 키이우 북쪽 부차 지역에선 최소 수백 명이 사살돼 도시 곳곳에 집단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자들은 관련 사진과 영상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국 내에서 이를 유포할 경우 형사처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군의 활동과 관련해 허위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고 15년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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