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서한 입수 보도…"스포츠가 침공 정당화하는 장돼선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것과 관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FIFA에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달 31일 발송된 서한의 본문을 입수했다며 영국 총리실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서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이 제재를 가하는 와중에 FIFA는 총회에 러시아 대표단을 공식 초청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축구협회 대표단이 FIFA 회의와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잔혹한 행동을 고려하면 축구도 통일된 입장으로 러시아에 맞서야 한다"면서 "스포츠가 러시아의 침공을 정당화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패럴림픽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3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 금지 사실을 언급하며 러시아에 맞서는 국제적 연대의 주요 사례로 꼽았다.
러시아축구협회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을 앞두고 도하에서 열린 총회에는 자국 깃발을 내걸고 참석해 FIFA의 제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FIFA는 지난달 초 러시아에 대해 국제 경기 개최권을 박탈하고 국가명과 국기, 국가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러시아는 최근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는 알렉산드르 알라예프 RFU 사무총장과 알렉세이 소로킨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참석했다.
소로킨 조직위원장은 "(앞선 FIFA의 제재와) 러시아 축구가 무슨 관계가 있나. FIFA 규정 중 러시아 축구는 어느 구절도 어긴 바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러시아축구협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기로 했다.
폴리티코는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성공적 개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외국인 대상 정부 훈장인 '우정훈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월드컵 폐막 직전 "이번 월드컵이 축구 역사상 최고의 대회였다"면서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 대회조직위, 러시아축구협회 등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바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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