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박원희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호실적에도 주가는 6만8천원이 붕괴될 위험에 놓였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6만8천원으로 마쳐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도 전날에도 6만8천500원에 마쳐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2월 1일(6만7천8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실적 호전으로 기초여건(펀더멘털)은 튼튼하지만, D램 가격 약세와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 우려가 삼성전자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의 발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간밤에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통해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했다.
장 시작 전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0.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3조2천245억원을 6.6%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7.76% 증가한 77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돈 것은 메모리 때문으로 보인다"며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의 오염 사태 이후 고객 주문이 늘어 출하량과 가격이 예상한 것보다 긍정적이었고 실적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1분기에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디스플레이 등 분야도 예상보다 호전된 실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호전은 낸드플래시 업황이 우호적인 데다 환율 효과가 작용한 덕분"이라며 "D램과 스마트폰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나 약보합에 머무는 데 대해 나스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은 건 실적 호전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2분기 중에 반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D램 가격 하락 등 악재 요인에 따른 주가 조정이 충분히 이뤄진 데다 분기 실적이 올해 개선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 거시적인 요인으로 약세를 보여왔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 매력도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구간에서 높지 않다고 판단해 삼성전자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2분기 D램 고정가격 하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1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많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주가순자산배율(PBR) 2.0배를 적용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15조7천억원, 3분기 21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을 기대한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노 센터장은 "주가 반등을 위해선 거시경제를 둘러싼 부정적인 요인이 해소돼야 한다"며 "삼성전자 성장 동력인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확인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선 삼성전자 주가를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비 양상 변화를 고려하면 내년까지 4년 연속 D램 성장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3천원에서 8만8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주가는 견조한 실적과 대비되는 양상이며 기술력이나 미국 인텔의 반도체 투자 전략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주가는 올해 변동폭의 하단에 있어 2∼3분기에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한금융투자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5천원에서 9만7천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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