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비대면 통보…양자협의 결과 보도자료 배포도 우왕좌왕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성욱 위원장의 임기 말 무리한 출장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상세 일정표까지 첨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다.
공정위는 7일 조 위원장의 '경쟁당국 최고책임자 국제회의 참석 결과 및 한-미, 한-유럽연합(EU) 경쟁당국 수장 양자협의회 개최 결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조 위원장은 이달 3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경쟁당국 최고책임자 국제회의(Enforcers Summit)'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조 위원장의 출장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정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플랫폼 정책이 폐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수장이 자리를 비운다는 점 때문에 출발 전부터 뒷말이 나왔다.
현지에 도착한 이후 주최 측으로부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비대면 회의 통지를 받으면서 외유성 출장 논란이 번졌고, 공정위는 부랴부랴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등 경쟁당국 수장들과의 양자협의회 일정 잡기에 나섰다.
공정위는 지난 5일 양자협의회 개최 보도자료 배포 계획을 밝혔다가, 보도 예정 시각인 6일 오전 10시까지 FTC 측으로부터 보도에 대한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배포 계획을 취소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공정위는 이날 다시 조 위원장 출장의 성과를 알리겠다며 총 6페이지 분량(사진 포함)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외유성 출장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이례적으로 조 위원장의 시간대별 출장 일정표도 첨부됐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회의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제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업결합 시장획정 방식과 경쟁제한 효과 판단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한 법 집행 사례를 소개했다.
리나 칸 위원장과 양자협의회에서는 현대 경제에서의 경쟁당국의 역할과 과제, 향후 경쟁법 집행 때 국제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리처드 파워스 미 법무부(DOJ) 부차관보, 올리비에 게르센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장과의 양자협의회에서도 상호 협력 방안을 다뤘다고 한다.
공정위는 "이번 회의는 미국 경쟁당국 주도로 개최된 최초의 전 세계 경쟁당국 최고책임자 간 회의로 지금까지 경쟁법 집행수단들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여 향후 디지털 경제에 맞는 기업결합 심사기준 등 경쟁법 집행 방향을 설정하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자협의회는 디지털경제에서 한국 공정위의 경쟁법 집행 경험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깊은 관심과 공정위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하는 기회였다"며 "공정위는 경쟁법 집행원칙과 구체적 방법론 정립 등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글로벌 스탠다드 정립 시 한국의 관점과 입장을 반영해 나가도록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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