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상당수가 조업 중단·단축…"보스포루스 해협 흘러가면 사고위험 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우크라이나 해역에서 떠내려온 기뢰가 터키 흑해 연안에서 잇따라 발견돼 현지 어부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 28일에 이어 이날 터키 북서부 케프켄 마을 흑해 연안에서 세 번째 유실 기뢰가 발견됐다.
터키 당국은 폭풍우로 우크라이나 연안에서 유실된 기뢰가 떠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흑해에 370개 등 총 420개의 기뢰를 우크라이나 해안에 매설했으며, 약 10개가 터졌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자국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러시아군이 기뢰를 떠내려 보낸 것이라며 러시아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기뢰 폭발 우려를 떠안은 터키 당국은 야간 조업을 금지했고, 아예 일손을 놓은 어부도 상당 수다. 여기에 석유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많은 어부가 예정보다 3주 일찍 조업기를 끝내기로 했다.
이스탄불 근교 보스포루스 해협 초입에 있는 루멜리페네리항에서 만난 어부 세프키 데니즈씨는 "(여기 사람들) 90%가 바다로 나가는 걸 중단했다"고 말했다.
데니즈씨는 "우리는 이미 경제적 손실을 봤다"며 "더는 인명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국 발표만으로는 기뢰가 얼마나 더 있는지, 어디서 온 건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어부 사반 우크라씨는 "건너편에 우크라이나도 있고 러시아도 있다"며 "북쪽에서 바람이 세게 불면 (기뢰가 넘어오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걱정했다.
우크라씨는 큰 배는 수중음파 탐지기를 갖추고 있지만, 작은 배가 가진 건 쌍안경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기뢰가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했다. 이스탄불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은 지난해 선박 3만8천500척이 지났으며, 일부 해역은 폭이 700m가 채 되지 않는다.
그는 "바다에서는 사고 위험이 10%겠지만, 보스포루스 해협에선 100%"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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