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지난해 급등세를 보였던 호주 시드니,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드니의 주택 가격은 2020년 10월부터 이어오던 상승 행진이 지난 2월 중단된 데 이어 지난달에도 0.2% 하락했다.
지난해 시드니 집값은 27%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호주 중앙은행이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역대 최고가 행진을 계속한 집값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임금은 3.3% 오른 데 비해 주택 가치는 22.6% 뛰었다.
그 결과 현재 시드니 집값의 중간값은 호주 노동자 임금 중간값의 17배 이상에 이르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에 근접한 상태이다.
부동산업체 레이 화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네리다 코니스비는 시드니가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금리 인상에 매우 민감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홍콩 집값도 지난해 8월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로 돌아섰다.
경기 부진과 금리 인상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피로감과 정치적 혼란으로 홍콩 주민과 외국 기업인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집값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체 센털라인 프로퍼티 에이전시에 따르면 홍콩 주택 가격은 지난해 8월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지금까지 7.3% 하락했다.
UBS는 인구 유출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올해 내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까지 홍콩 집값이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싱가포르의 주택 가격은 당국의 부동산 대책과 재산세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분기 주택가격 상승률은 0.4%로 둔화했으며, 지난달 3월 주택 판매는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싱가포르 당국의 개입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진정세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이 잠재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상하이 집값은 지난해 12월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가 이어지고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도시 봉쇄 영향으로 2분기 상하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겠지만, 주택 부족과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연말을 전후해서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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