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평화 해결사 자처해온 마크롱 평가 '극과 극'

입력 2022-04-08 18:13  

[우크라 침공] 평화 해결사 자처해온 마크롱 평가 '극과 극'
전쟁 계기로 외교무대 위상 시험대
"유럽 구심점 될 거물" vs "푸틴에 유화적이면서도 빈손"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각종 국제적 갈등에 '해결사'를 자처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앞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호재일까, 악재일까.
미국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이번 전쟁을 계기로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 지도자로 활동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이 시험대에 섰다고 진단했다.
전쟁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이 그간 견지해온 주장이 실현될 우호적 여건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예컨대, 마크롱 대통령은 줄곧 미국이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신 유럽 자체 방위 능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처럼 그간 외교서 군사적 역할을 경시해온 독일을 비롯해 덴마크, 폴란드 등이 최근 방위비 지출을 늘리거나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번 전쟁으로 '푸틴'이라는 공동의 적이 등장한 유럽에서 역내 단결을 주도할 인물이 필요하게 됐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론적으로 이 자리에 그만한 이력을 갖춘 인사가 없다고 이 방송은 평가했다.
그가 2017년 취임 직후부터 유럽 전체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국방, 경제 분야서 역내 통합·협력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할 때도 나서 설득했고, 2018년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자 유럽 주요국을 규합해 대처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전쟁을 막기 위해 분주히 외교전을 펼쳤다는 사실도 유럽 공동 문제에 앞장서는 '도덕적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쌓은 데 유리한 점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쟁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십수차례 통화를 하고 여러 차례 다자 회담을 주선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호재들이 동시에 그에게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나토의 존재감이 커진 상황이 꼽힌다. 유럽 각국이 안보에 촉각을 세우게 됐지만, 이를 나토를 통해서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이다.
마크롱 정권에서 주미대사로 재임했던 제라르 아로는 "나토가 돌아왔다.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에 주장했던 (유럽 독자 안보체제와 같은) 그런 새로운 제안이 실현될 공간이 지금은 없다"고 해설했다.
대화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강경하지 못했던 태도도 꼽힌다.
아로 전 주미 프랑스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전범으로 재판을 받는다면 마크롱 대통령이 (국제사회서)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서방 세력 중 특별히 비판적 목소리를 내거나 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이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온 적이 많다는 사실도 마크롱 대통령에겐 불리한 지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국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개전 전 푸틴 대통령과 만난 후 그가 벨라루스서 군사훈련이 끝나면 철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실제 침공을 감행했고,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외교전이 전쟁을 억제하려는 서방 대응에 일정 부분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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