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는 '창업자 지분' 추가 지급해 경영권 강화하기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캐나다의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가 주식을 10 대 1로 쪼개는 액면분할에 나설 계획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쇼피파이는 이날 주주들에게 내놓은 제안서에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토비 루트케(41)의 의결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에게 '창업자 지분'을 추가로 지급하고, 회사 주식을 10 대 1로 분할하겠다며 승인을 요청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루트케 CEO는 현재 보유한 슈퍼의결권 클래스 B 주식에 보태 추가로 창업자 지분을 받으면 의결권이 34%에서 40%로 상승하게 된다.
이 창업자 지분은 루트케가 쇼피파이의 CEO나 이사, 고문으로 남아 있는 한 계속 보유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수석 독립이사 로버트 애슈는 "토비(루트케)는 쇼피파이의 전략적 비전을 지지하고 수행하는 데 핵심 인물이며, 이 제안은 그의 이해관계가 장기적인 주주의 가치 창출과 일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2006년 창업한 쇼피파이는 2015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루트케 CEO를 비롯한 임원들은 일반 클래스 A 주식보다 10배의 의결권을 갖는 클래스 B 주식을 받았다.
그런데 현재 지배구조에서는 클래스 B 주식의 비중이 전체 발행 주식의 5% 미만으로 떨어지면 이들 주식이 자동으로 클래스 A 주식으로 전환된다. 이는 증자나 다른 회사 인수가 이뤄질 경우 루트케 CEO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제안이 승인되려면 오는 6월 7일 열릴 주주 총회에서 표결에 참여한 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애슈 이사는 또 주식 액면분할은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좀 더 쉽게 하고,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하기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액면분할은 기업가치를 바꾸지는 않지만 대체로 주가 상승 효과를 낳는다. 테슬라와 알파벳, 아마존도 최근 액면분할을 한 뒤 주가가 올랐다.
쇼피파이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혜택을 본 기업 중 하나였다. 주가가 정점에 올랐던 2021년 말에는 2020년 초와 견줘 주가가 300% 이상 상승하며 1천600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올해 들어 이 회사 주가는 55%나 하락해 지금은 600달러 선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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