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도 끊겼다…둔촌주공 재건축 사실상 초유의 중단 사태(종합)

입력 2022-04-13 11:35  

협상도 끊겼다…둔촌주공 재건축 사실상 초유의 중단 사태(종합)
시공단, 15일 0시부터 유치권 행사로 출입 전면 통제 계획
조합은 계약 해지 초강수…1만2천여가구 공급 차질 현실화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사실상 전면 중단 국면에 접어들었다. 공정률이 50%를 넘은 대단지의 재건축 공사가 중단된 사상 초유의 사태다.
13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비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양측의 협상은 이미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끊긴 상황이다.
서울시는 양측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중재자(코디네이터) 3명을 파견해 10여 차례 중재를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말을 끝으로 역할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단은 앞서 예고한 대로 오는 15일 0시를 기점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킬 계획이다.
또 즉시 유치권을 행사해 공사장 전체를 전면 출입 통제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52%로, 공사 진행률이 절반을 넘은 상황에서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만, 오는 14일 오후까지는 현재 진행 중인 골조 공사가 계속된다.
시공단은 2020년 2월 둔촌주공 재건축 실착공 후 2년 이상(철거공사를 포함하면 3년 이상) 공사비를 못 받았다며 약 1조6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의 외상 공사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보증한 약 7천억원의 사업비 대출조차 조합의 사업 추진 지연으로 현재 대부분 소진됐으며, 올해 7월 말이면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라고 시공단은 주장한다.



양측 간 갈등의 핵심은 2020년 6월 시공단과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5천600억원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이다.
계약은 가구 수와 상가 건물을 추가하고 자재를 고급화한다는 내용인데 현 조합 집행부는 이 증액 계약이 한국부동산원의 감정 결과를 반영한 총회를 거치지 않았고, 다수의 조합원이 당시 조합장을 해임 발의한 당일에 맺어져 법적·절차적 하자가 많은 계약이라고 주장한다.
조합은 오는 16일 총회를 열어 문제의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의결(의결 시점은 2019년 12월 7일)을 취소하는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조합은 지난달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도 제기했다.
특히 조합은 시공단이 오는 15일부터 공사를 중단해 그 기간이 10일 이상 계속되면 계약 해지까지 추진하겠다는 초강수의 맞불을 놓은 상태다.
둔촌주공은 현재의 5천930가구가 1만2천32가구로 변모하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애초 올해 상반기 내 4천786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시공단과의 정면충돌로 사실상 공급이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택지비가 ㎡당 1천864만원으로 확정됐지만, 분양가상한제 심사를 받기 위한 가산비 근거 자료는 시공단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단 관계자 "조합이 공사비 변경 계약을 인정하고 분양가 산정 절차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공사 중단과 상관없이 분양가 산정을 위한 자료는 지속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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