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메드베드추크…군복 차림에 수갑 찬 모습 공개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성향 야당 지도자 빅토르 메드베드추크를 체포했다고 CNN과 A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포로교환을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빅토르 메드베드추크를 '특별작전'을 통해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메드베드추크의 사진도 공개했다. 군복 차림의 그는 초췌한 모습에 수갑을 찼다. 사진 캡션에는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덕분에 특별작전이 잘 수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밝힌다'라고 적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 측에 그와 러시아에 의해 체포된 우크라이나 국민간 교환을 요구했다.
친러 성향 야당 '생명을 위하여'(For life) 당수이자 사업가인 메드베드추크는 러시아 침공 이전부터 반란 혐의로 가택연금에 처해 있었으나 전쟁 발발 사흘만인 2월 27일 도주했다.
그의 당은 우크라이나 의회 450개 의석 중 44석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활동이 금지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한 특별작전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반 바카노프 국가보안국 국장은 페이스북에서 "그를 체포하기 위해 위험하지만 전광석화같이 빠른 다단계 특수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메드베드추크는 군복 차림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바카노프 국장은 메드베드추크를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군복 속에서 위장하고 있어도 처벌을 피할 것으로 생각했느냐. 전혀 아니다. 쇠고랑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반역자들도 마찬가지다"라고 언급했다.
메드베드추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그의 딸의 대부를 맡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를 이른 시일 내에 점령하면 그가 친러 꼭두각시 정권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사업가이기도 한 그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미국에 의해 제재 대상이 됐다.
2014년 사태 이후 그는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내세우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에 관여하기도 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