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증가율, 시장 예상에 부합…고점 지나도 6∼7%대 유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40여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미국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이 3월을 고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13일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5% 급등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전월 상승 폭(7.9%)도 크게 웃돌았다.
2월과 비교하면 1.2% 올라 2005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분의 절반은 휘발유 가격이 차지했으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높은 전월 대비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뒤따른 원자재 가격 급상승세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값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원 물가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원자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항목 외 부문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쟁이 촉발한 유가 급등세가 진정된 만큼 물가 상승률이 3월에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다은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휘발유를 제외한 다른 품목의 가격 상승세 둔화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둔화하는 신호"라며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미국 물가는 3월을 고점으로 '피크 아웃'(정점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 주요 상승 요인인 유가가 중국 봉쇄정책 영향으로 3월을 고점으로 4월 들어 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며 "또 다른 상승 요인인 중고차 가격도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해 내림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물가가 3월에 고점을 통과하더라도 고물가 부담은 당분간 이어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중고차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미국 월간 인플레이션 궤적은 3월이 고점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만 임대료와 식료품 상승이 이어지면서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도 "2분기에 물가 상승률이 방향을 전환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6∼7%대에서 유지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현재 물가 상승률이 상품 주도로 이어졌으나, 서서히 임금 상승과 함께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시각이 옮겨가는 만큼 연준의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은 더욱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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