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 영부인 "우리 슬픔에 익숙해지지 마세요"

입력 2022-04-13 11:24   수정 2022-04-13 17:26

[우크라 침공] 우크라 영부인 "우리 슬픔에 익숙해지지 마세요"
CNN 이메일 인터뷰…"모든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의 표적"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요즘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바라보고 있어요. 우리의 전쟁이 일상적인 것으로, 희생자들이 통계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12일(현지시간)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의 슬픔에 익숙해지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며 지원을 촉구해왔다.
영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의 제거 대상으로 꼽힌다.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만 하고 있다는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에서 두 자녀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는 살해 위험 속에서도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모든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크라마토르스크에서 탈출하던 중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희생당한 사람들은 대통령 가족이 아니라 그저 우크라이나인일 뿐"이라며 "적의 첫 번째 표적은 모든 우크라이나인"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생활에 대해서는 "마치 줄타기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어떻게 할지 생각하면 시간과 균형을 잃는다"며 "버티기 위해서는 그저 앞으로 나가며 할 일을 해야 한다. 모든 우크라이나인이 그렇게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아동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왔다. 러시아의 침공 후에는 여성과 아이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전 세계 영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공급, 피난민들이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도록 돕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전쟁 전 수년간 아이들에게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학교 급식 개선 사업을 준비했다"며 "그러나 이제 건강한 음식이 아니라 생존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전처럼 학교에 적합한 설비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는다. 수백만 명의 아이들의 교육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당장은 아이들의 건강한 삶보다 그들을 구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는 1995년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연애 후 2003년 결혼했다. 슬하에 딸(17)과 아들(9)을 두고 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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