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된 우크라이나 부차를 방문하고 "범죄 현장"이라고 지목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카림 칸 ICC 검사장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인 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범죄 현장"이라고 말했다.
칸 검사장은 "우리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전장의 안개를 뚫어야 한다"며 "이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CC 조사팀이 진실과 허구를 분리할 수 있도록 일할 것이고,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증거를 따를 것"이라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법이 동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전선에서 물러가자 부차 등 격전이 벌어진 키이우 외곽 도시에서 다수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특히, 부차에서는 집단으로 묻힌 시신 수십 구가 공동 매장지에서 발견됐다.
이 중에는 뒤로 손을 묶인 채 뒤통수에 총을 맞은 시신도 있어 러시아군이 집단 학살을 자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전날 "현재까지 러시아군에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 403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군의 행위에 대해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거론했고, 다른 서방 정상들도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부차에서 촬영된 시신의 영상과 이미지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