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부는 1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디지털 분야 민관 대책회의를 열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네이버, 쿠팡, 왓챠, 알서포트[131370], KT클라우드, 더존비즈온[012510], KG이니시스[035600], MOIN 등 디지털 업계 대표 기업 및 통상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IPEF는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新)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 협력 구상체로, 반중 연대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
IPEF에서 디지털은 역내 협력이 가장 유망한 분야에서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회의에서 인도-태평양지역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IPEF 논의에 전략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IPEF를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역내 시장진출이 확대되도록 기술·정책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되길 기대한다"며 "공공·금융 분야의 민감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텐츠 업체인 왓챠는 IPEF에서 "저작권 보호, 데이터의 원활한 이전 방안이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콘텐츠와 K플랫폼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려면 시시각각 변하는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기업의 유연하고 기민한 대응은 물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논의되는 디지털 통상 이슈를 조기 포착해 업계와 공유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학계와 유관기관 전문가들도 미국이 IPEF를 통해 새로운 통상질서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협상 초기부터 참여해 기존의 만들어진 규범이 아닌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웹툰·메신저 서비스·드라마 등 콘텐츠와 마이데이터, 가상자산 등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산업의 역내 진출이 확대되도록 업계 현황 및 수요 파악과 함께 디지털 산업정책 당국과 통상 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와 유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글로벌 데이터 경제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히 전개되는 가운데 업계 및 전문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우리 디지털 비즈니스와 소비자의 이익을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디지털 분야에 이어 공급망, 청정에너지 등 다른 주요 분야에 대해서도 민간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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