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뇌수두증 등 복합기형 희귀질환 태아, 국내서 무사히 출산

입력 2022-04-14 10:46  

무뇌수두증 등 복합기형 희귀질환 태아, 국내서 무사히 출산
미국 하와이서 출산 결심하고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
신생아 전문 의료진 협진으로 무사히 태어나 44일 만에 퇴원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선천성 무뇌수두증 등을 동반한 복합기형을 앓던 태아가 서울성모병원에서 무사히 태어났다.
14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미 8군 소속 테일러 르노(Taylor Renaud) 씨 부부는 선천성 무뇌수두증 등으로 아이를 잃을 뻔한 위기를 극복하고 딸 아이를 출산해 품에 안았다. 아이는 지난 2월 태어나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해 44일 만인 이달 초 퇴원했다.
앞서 산모인 스타 후드(Star Hood) 씨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 태아가 무뇌수두증을 비롯해 여러 장기에 이상을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뇌에 뇌척수액이 차는 무뇌수두증은 대부분 출산 전에 생사가 결정되고 정상적으로 출산하더라도 몇 주 후부터 신경학적인 증상을 보여 장기적인 경과가 좋지 않은 질환이다. 임신 중 증상이 확인되면 상황에 따라 인공 유산이 권유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르노 씨 부부는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고 미국 하와이에서 출산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던 중 미8군 주요 협력병원인 서울성모병원과 연락이 닿았다.
모두가 아이의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나 서울성모병원 선천성질환센터 산부인과 고현선 교수가 출산 의뢰에 동의하면서 르노 씨 부부는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산부인과는 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건강 상태와 기형 여부를 면밀히 파악했고, 여러 진료과의 협진을 통해 아이의 출생 후 치료 계획 등을 마련했다. 출산을 위한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신경외과, 소아심장분과, 소아방사선과, 외과,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이 총동원됐다.
태어난 아이가 무뇌수두증으로 인해 뇌실 크기가 급격히 증가하는 증상을 보이자 신경외과는 뇌실 복강간 단락술을 시행했다. 아이는 소아심장분과와 흉부외과로부터 폐동맥 수술을 받는 등 여러 수술을 거쳐 차츰 건강을 회복해 이달 5일 집으로 돌아갔다.


주치의였던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는 "출산 후 뇌, 심장, 신장, 안과, 청력, 피부 등의 복합기형도 협진 덕분에 하나씩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며 "추후 신생아분과, 소아심장분과, 신경외과 외래 진료를 통해 지속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의 아버지인 테일러 르노 씨는 서울성모병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아이가 드디어 퇴원해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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