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스텝' 등 긴축 속도 주목…박스권으로 돌아갈수도"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선반영해온 국내 주식시장이 14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으로 받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5월부터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에 나서는 등 긴축에 속도를 내면 국내 증시가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총재 공석 상태에서도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과 인상 전망이 팽팽했다. 그러나 4%를 넘어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가능성 등의 압박에 한은은 결국 인상을 선택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이 없다고 본다"며 "인상 기대가 이미 선반영돼 있기도 하고, 국내 경제가 워낙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크기에 대외 변수가 좀 더 중요하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금리 인상) 기대는 반반이었으나 인상 기대도 꽤 있었고, 이를 시장이 일부 선반영한 부분이 있어서 오늘 금리 인상 자체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동 요인은 아닐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5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고 6월에도 인상할 것 같기 때문에 한은에 새 총재가 와서 그 인상 폭을 얼마나 따라가는지에 따라 증시가 추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5bp 금리 인상은 그 시기가 4월이든 5월이든 어느 정도 예상된 인상 폭"이라며 "5월에 동결 쪽으로 방향을 잡아간다면 당장 증시에 큰 악재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5∼6월 50bp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그보다 더 자주 금리를 인상하거나, '빅 스텝'으로 갈 수 있는 신호가 나온다면 증시가 부담을 받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증시가 받는 충격은 크지 않아도 인플레이션과 긴축 기조 강화는 장기적으로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수위를 넘어선 물가, 중앙은행의 강한 긴축 의지 등 증시에 안 좋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예상치 않게 주가가 급락하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환경은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네 번째 금리 인상이고, 미국은 이제 막 인상을 시작한 만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계속 팔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대외 변수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증시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증시가 다시 지난 10년간의 박스권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가 1월 저점인 2,600 초반 전후로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으나, 2,700 안팎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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