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구진, 2천500여마리 조사 결과…신뢰도 높이려면 추가 연구 필요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반려견도 육식보다는 채식이 덜 위험하고 건강에 좋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윈체스터대학 연구진은 반려견 2천500여마리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반려견 식단과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춘 채식을 하는 반려견이 날고기나 재래식 육식기반 식단을 가진 반려견보다 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이를 발행하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LoS)과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반려견의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반려견 2천536마리를 재래식 육식 기반 식단과 날고기 식단, 채식 식단 등을 가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수의사를 찾는 횟수와 22개 일반 질환 및 약 복용 여부 등 7개 기준에 맞춰 건강 상태를 조사하고 비교했다.
재래식 육식 식단을 가진 반려견이 1천370마리(54%)로 가장 많았으며, 가공되지 않은 날고기 식단 반려견 830마리(33%), 우유와 계란 등은 포함하되 고기는 먹지 않는 채식 반려견은 336마리(13%)가 대상이 됐다.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 재래식 육식기반 식단을 가진 반려견이 채식이나 날고기 식단 반려견보다 덜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식 육식 반려견은 17%가 1년에 4차례 이상 동물병원을 찾았지만 채식 반려견과 날고기 반려견은 그 비율이 각각 9%와 8%에 그쳤다.
건강 이상도 재래식 육식 반려견은 49%에 달했지만 채식과 날고기 식단 반려견은 각각 36%와 43%로 나타났다.
날고기 식단을 가진 반려견이 동물병원 방문 횟수에서 약간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제시됐다. 통계적으로 날고기 식단 반려견이 채식 반려견보다 더 젊은데 기인한 것일 수 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채식이나 날고기 식단이 반려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서로 다른 식단을 가진 반려견 그룹을 대상으로 수의학적 임상검사와 치료 경력 등의 자료까지 활용한 대규모 교차 및 종단적 연구를 통해 신뢰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날고기 식단이 병원균 감염과 영양 결핍·불균형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를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할 때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춘 채식이 반려견에게 가장 건강하고 덜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팀은 "반려견 2천536마리를 대상으로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은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것으로 믿고있다"면서 "반려견 보호자의 의견과 수의학적 평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객관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반려견 식단으로 가장 건강하고 덜 위험한 선택은 영양학적으로 건강한 채식이라는 점을 드러냈다"고 했다.
한편, 반려견을 비롯한 애완동물의 채식은 급증세에 있어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현재 87억달러(10조6천575억원)에서 연간 7.7%씩 성장해 2028년께 157억달러(19조2천3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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