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 프리마 발레리나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입단 등 脫러시아 러시
![](https://img.wowtv.co.kr/YH/2022-04-16/PEP20220318013001009_P2.jpg)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발레계에서 고국에 등을 지는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발레계의 고립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예술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볼쇼이의 프리마 발레리나였던 올가 스미르노바(30)는 지난달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스미르노바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텔레그램에 "조국 러시아를 부끄러워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반전 메시지를 남겼고, 그의 이런 행동이 볼쇼이를 떠나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당시 무릎 수술 이후 두바이에서 재활 중이었던 스미르노바는 귀국을 포기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면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뿐 아니라, 위험해질 것"이라며 귀국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http://img.yna.co.kr/photo/etc/epa/2022/04/05/PEP20220405001701009_P2.jpg)
볼쇼이의 예술감독 출신으로 세계적인 안무가로 꼽히는 알렉세이 라트만스키는 3월 말로 예정됐던 모스크바 공연을 준비하던 중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바로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라트만스키는 "푸틴이 대통령직에 있는 한 러시아에 돌아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떠나려는 것은 러시아 무용가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출신으로 모스크바의 네미로비치 단첸코 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로랑 일레어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사표를 냈다.
러시아에서 활약하던 영국 출신 무용수 잰더 패리시와 이탈리아 출신 자코포 티시도 마찬가지다.
NYT는 앞으로도 고국을 떠나는 러시아 발레계 인사들의 행렬이 이어질 분위기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테드 브랜드슨 예술감독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일 러시아 무용가들의 입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냉전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구(舊)소련 시절 세계적인 무용수로 꼽히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루돌프 누레예프 등이 서방으로 망명한 것 같은 분위기라는 것이다.
브랜드슨 감독에 따르면 러시아 무용가들은 "러시아에서는 예술가로서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하며 고국을 떠나길 원하고 있다.
NYT는 발레는 러시아 예술의 전통을 이어가는 분야로 꼽히지만, 발레계 내부 분위기는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진보적이고 국제적이라고 설명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