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기본공사 끝내고 2024년부터 트래블 경기 개최 목표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판타지 야구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1989)을 촬영한 미국 아이오와주 옥수수 농장이 '유소년 스포츠 메카'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꿈의 구장' 촬영지 일대를 소유한 'GTD 베이스볼' 측은 전날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현지에서 회견을 열고 "8천만 달러(약 980억 원)를 투입, 유소년 야구팀과 소트프볼팀을 위한 최고의 원정경기 복합단지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110만㎡ 규모 부지에는 9개의 야구장과 소프트볼구장 외에도 실내 연습장, 선수단 숙소,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 콘서트장, 자동차 캠프장, 장애인 전용 공원, 옥수수밭을 따라 난 조깅 트레일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꿈의 구장' 영화 세트장과 지난해 미 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대 뉴욕 양키스 경기를 위해 지은 8천석 규모의 스태디엄은 그대로 보존된다.
GTD 측은 "이미 공사에 들어갔으며 내년 말까지 대부분의 공사를 마치고 2024년부터 유소년 트래블팀 경기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종 완공은 2025년으로 예상됐다.
작년 10월 GTD 절대 지분을 매입한 MLB 스타 거포 출신 프랭크 토머스(53) 최고경영자(CEO)는 "'꿈의 구장'이 더 멋진 목적지로 거듭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1990년부터 16년간 화이트삭스에서 활약하고 2008년 은퇴한 토머스는 2014년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는 "야구가 내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한다"며 "선수들이 연습하고 경쟁할 수 있는 곳, 야구 팬들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꿈의 구장'은 1919년 화이트삭스와 신시내티 레즈간 월드시리즈에서 있었던 MLB 최악의 승부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다.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대평원의 옥수수밭에 세워진 야구장은 명소로 변했다.
이 곳은 시카고 기업가 부부가 2011년 촬영장 일대 78㎡를 원 소유주로부터 매입하고 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 극적 전환의 계기가 됐다.
조용하던 농촌 마을에 갑자기 관광객이 늘고 교통량이 증가하자 일부 주민들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GTD는 소송에서 이겼지만 개발자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토머스의 투자로 추진력을 얻었다.
MLB 사무국은 작년 8월 12일 영화 세트장 옆에 스태디엄을 지어 화이트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맞붙는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고, 선수들은 영화 속 장면을 연상케 하는 연출과 극적인 경기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경기는 전석 매진됐고 590만 명 이상이 TV로 시청하며 2005년 이후 MLB 정규시즌 경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꿈의 구장 대결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MLB 사무국은 오는 8월 11일 시카고 컵스 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를 이곳에서 다시 치르기로 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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