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빚투' 이자율 최고 10% 육박…주식거래는 위축

입력 2022-04-17 06:11  

주식 '빚투' 이자율 최고 10% 육박…주식거래는 위축
시장금리 상승에 증권사 신용융자금리 속속 인상…연내 10% 넘을 듯
주식 거래액과 빚투는 감소…"주가 부진·고금리에 투자 요인 줄어"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이미령 기자 =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증권사들도 '빚투'(빚내서 투자) 이자율을 속속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이 유동성을 줄이는 환경을 맞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거래대금과 빚투가 줄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교보증권[030610]은 오는 18일부터 일부 구간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인상한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교보증권은 융자기간 61∼90일의 이자율을 연 8.4%에서 8.6%로 0.2%포인트 올린다. 융자기간이 91∼180일인 경우와 180일 초과일 때 금리도 각각 8.6%에서 8.8%로 0.2%포인트씩 인상한다.
융자기간 7일 이내, 8∼15일, 16∼30일, 31∼60일은 각각 4.8%, 5.9%, 6.9%, 7.9%로 기존과 동일하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18일부터 금리 산정방식을 체차법(사용 기간별로 이자율을 달리 적용해 합산하는 방식)에서 소급법(전체 대출 기간에 동일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융자기간이 7일 이내(6.0%→4.8%)인 경우를 제외하고 0.9∼1.7%포인트씩 신용융자 금리를 올린다.
이미 금리를 올린 증권사들도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1일부터 일부 구간에 대해 0.1∼0.6%포인트씩 이자율을 인상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월 모든 구간별 신용융자 이자율을 0.5%포인트씩 인상했고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구간별로 0.4∼1.6%포인트씩 이자율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기존에는 융자기간이 60일 초과인 경우 9.9% 금리가 적용됐으나 지난달부터 30일 초과 시에도 9.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 금리 상승에 증권사 '빚투' 금리도 속속 인상…이자율 최고 10% 넘나
작년까지만 해도 고객 불편과 타 증권사와의 경쟁 등을 고려해 '빚투' 금리를 올리는 걸 머뭇대던 증권사들은 더는 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대부분은 신용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 등을 기본금리로 한 뒤 여기에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이를 곧바로 신용융자 금리에 반영하기보다는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신용융자 금리를 관리해왔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증권사들의 금리 인상 압력도 커졌다.
많은 증권사가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8월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전 연 0.77%에서 지난 15일 1.72%로 0.95%포인트 뛰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수신 상품도 없는 만큼 고객들에게 빌려주는 자금의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 (융자 금리를) 따라서 올리지 않기가 어렵다"면서 "금리가 높다는 정부 뉘앙스도 있어 인상이 어려웠는데 이제야 현실화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의 '빚투' 이자율은 더 뛸 전망이다.
상당수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 최고 수준이 이미 9%대에 있는 만큼 연내 신용융자 금리가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신용융자 금리를 인상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에 기준금리가 또 한 번 인상되면서 다음 달 신용융자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도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추세인데 신용융자 금리가 거꾸로 갈 순 없지 않겠느냐"며 "앞으로도 (신용융자 금리를)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긴축의 시대…주식 거래대금 줄고 '빚투'도 위축
유동성 긴축을 맞아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과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로 봤을 때 2020년 2월(14조2천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당국의 유동성 완화, 증시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1월 42조1천억원까지 늘었던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2월 18조7천억원, 3월 19조9천억원으로 20조원 밑으로 내려간 상태다.
아울러 국내 증시가 약세를 이어간 점도 거래대금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종가 기준으로 3,000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에 개인 투자자의 빚투도 줄고 있다.
작년 9월 역대 최대인 25조7천억원에 달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2월 20조원대까지 줄어든 바 있다. 최근에는 22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정명지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수익이 나거나 주식 시장의 위아래 변동성이 있을 때 거래가 수반된다"며 "현재 주가 방향성이 위쪽이 아니다 보니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추가로 주식을 살 이유가 적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워낙 금리가 낮아 은행에 있던 자금들이 호황을 맞은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큰 흐름이 있었는데 현재는 금리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시장이 안 좋은데 금리도 오르니 레버리지 투자를 해야 할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직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아 향후 증시 유동성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긴축에다가 최근 원자재 가격 강세 등으로 경기 불안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진 점도 주식거래와 빚투의 감소 요인이다.
정 팀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피크아웃(정점 통과) 하더라도 레벨이 높게 유지되면 연준은 강한 긴축을 동원할 수밖에 없어 증시 유동성은 위축된다"며 "유의미한 시장의 반등이 나타나지 않으면 거래대금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ncounter24@yna.co.kr,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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