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으려면 기대인플레 낮추고 적극적 통화정책 구사해야"

입력 2022-04-17 12:00   수정 2022-04-18 10:13

"물가 잡으려면 기대인플레 낮추고 적극적 통화정책 구사해야"
'1년 내 물가상승률 4% 초과' 전망 급격히 늘어
한은 "국내외 높은 물가 오름세 장기화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최근 국내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조기에 잡으려면 시장의 불안을 줄여 기대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상승 전망 값)을 낮추고,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통화신용연구팀은 17일 '고(高)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국내 방역 조치 완화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소비회복이 겹치면 향후 국내외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4.1%, 8.5%, 7.0%로 집계돼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2%)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등 기대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오르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년 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지난해 1월 13%에서 지난 3월 27%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먼저 시장이 앞으로 물가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즉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한 경우 임금 상승 등을 부추겨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모형을 만들어 연구한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일정 수준보다 높으면 물가는 6분기가 지난 후에야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경우 5∼6분기면 물가 상승세가 잡혔다.
보고서는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정은 물가 상승세 장기화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구매력이 떨어지면 경기 부진을 초래하게 된다"라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했을 때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응할수록 물가는 좀 더 빠른 기간 내 안정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모의실험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이론적인 수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물가 상승에 대응할 경우, 단기(0∼5분기)에는 경기 둔화압력이 비교적 더 커지긴 하지만 중장기(6∼11분기)로는 6분기가 지난 뒤 물가가 안정된다.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 물가는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완만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다 8분기가 지나서야 균형점에 수렴했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압력이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지속해서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물가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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