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벨라루스 화물차 활동 금지' EU 제재 발효전 앞다퉈 출국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도운 벨라루스의 유럽 내 운송사업을 금지하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화물차 수백 대가 강제로 귀향길에 올랐다고 영국 B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육로무역 관문인 폴란드-벨라루스 접경에선 16일 심각한 정체가 발생했다.
EU의 육로 운송 금지 제재가 발효돼 러시아·벨라루스 화물차량의 유럽 진입 및 체류가 금지되는 이 날 자정 전에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화물차들이 한 시에 몰린 결과다.
BBC는 무려 80㎞에 걸쳐 화물차들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면서, 정체 구간을 지나 국경을 넘는데 최장 33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앞서 EU가 이달 8일 채택한 제5차 대러 제재에는 러시아·벨라루스 육로 수송업체의 EU 내 제품 운송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의약품이나 우편물, 석유 제품, 농식품, 인도적 지원 등은 예외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발표 다음 날인 9일부터 러시아·벨라루스 화물차량의 EU 진입이 금지됐고, 이미 EU에 들어온 화물차량들에는 16일 자정까지 떠나도록 일주일간의 유예기간을 준 상황이었다.
심한 정체 탓에 유예기간 내에 국경을 넘지 못한 차량도 상당수로 알려졌다.
BBC는 일부 화물차량은 16일 자정이 지나서 국경을 넘었고, 이후 대기시간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12시간 안팎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호주 ABC방송은 17일 아침까지도 600대가 넘는 트럭이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럽에는 여전히 러시아·벨라루스 화물차량 수천 대가 귀향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BBC는 제재 발효에 따라 EU 회원국들이 자국에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화물차량들을 압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의 한 운송단체 관계자는 당국이 조처에 나설 경우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있는 폴란드 트럭들도 압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벨라루스는 EU 제재에 대응해 16일부터 EU 회원국 화물차량의 자국 내 이동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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