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독일 정치권 "푸틴 잘못봤다" 자아성찰

입력 2022-04-18 16:02  

[우크라 침공] 독일 정치권 "푸틴 잘못봤다" 자아성찰
사민당 "30년간 강조한 대러협력, 작동하지 않았다" 시인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독일 정치권에서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BBC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독일은 대러 제재에 발 벗고 나서지는 않는 듯한 행보를 고수했는데, 점점 이런 언행 불일치가 잘못된 것이라는 자아비판이 거세진다는 것이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지 방송에서 그간 러시아와 교역하고자 러시아산 에너지를 썼던 것이 실책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당시 "독일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2의 강행을 고집한 것은 분명한 실책"이라며 "결과적으로 수십억 유로에 이르는 사업이 파괴됐을 뿐만 아니라 우리 동유럽 협력 국가에 신용과 믿음을 많이 잃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대통령이 속한 연립여당인 사회민주당(SPD)에서 갈수록 커진다.

닐스 슈미트 SPD 외교정책 대변인은 BBC에 "우리가 30년에 걸쳐 러시아와 대화, 협력을 강조했다는 걸 씁쓸한 심정으로 시인한다"면서 "이제 우리는 그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새로운 유럽 안보 시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은 러시아를 상대로 협력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억제, 저지가 늘어날 것이며, 필요하다면 러시아에 맞선 방위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매파 분위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7주 전까지만 해도 예상되지 않던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군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도시의 참상이 드러나고, 독일에 여성과 어린이 위주의 피란민 수십만명이 도착하면서 독일에서는 점점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게 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을 피해 피란길에 올랐던 독일인의 모습이 투영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동독과 서독 통일이 과거 빌리 브란트(SPD) 총리가 러시아와 대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던 시각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달라졌다고 한다.
당시 국방 예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 달할 정도로 서독의 전쟁 억지력이 강했기 때문에 외교도 힘을 받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그간 독일이 말로는 러시아 제재를 외치면서 실제 행동은 미적대는 듯하다는 비판은 우크라이나에서 줄기차게 제기돼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BBC 인터뷰에서 러시아 에너지 구매 대금이 "피 묻은 돈"이라고 비난했으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이 막판에 취소되기도 했다.
쾨르버 재단의 정치 과학자인 리아나 픽스는 "이것은 독일이 자초한 딜레마"라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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