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국내 산업계 전방위 타격 우려

입력 2022-04-18 16:24  

中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국내 산업계 전방위 타격 우려
육상 물류 병목현상에 자동차 부품수급 차질
中내수 수요둔화로 반도체 가격도 하락 압력
화장품·식품업체 공장도 봉쇄 장기화에 생산 차질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전방위 피해가 우려된다.
봉쇄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이미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한 가운데 중국 현지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국내 제조업체들도 물류 병목현상과 부품 수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내수 수요 둔화 우려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는 등 정보통신(IT)·전자업계도 영향권 안에 들고 있다.



◇ 물류 병목현상에 부품수급 차질 우려
18일 해운·물류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무역항인 상하이항에서는 중국 검역 당국이 입항한 컨테이너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기준을 강화하면서 통관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2일에서 7일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국 내륙과 상하이항을 오가는 육상 물류도 봉쇄 조치로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항구에서 내륙으로 물건을 실어나르는 트럭 운송량이 이전 대비 30%가량 감소한 게 대표적인 예다.
내륙에서 나오는 물동량도 감소해 규모가 작은 벌크선(철광석 등 건화물을 나르는 선박) 222척이 현재 상하이항 밖에서 접안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달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항에서 중국 내륙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종전보다 2∼3배 더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륙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국내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GM 부평 1공장은 이달 들어 기존 2교대 근무를 1교대 근무로 전환했는데 이는 이 공장 생산량의 80%에 달하는 트레일블레이저용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부터 각종 부품과 원자재를 공급받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5월부터는 정상적인 생산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부품 하나라도 빠지면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운 자동차의 특성상 협력업체들이 공장을 돌리지 못할 경우 연쇄적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에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한 협력업체는 "상하이에서 손톱만 한 크기의 실(seal)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달 말까지 들여오지 못하면 공장을 셧다운 해야 해 급히 공급처를 바꿨다"며 "중국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협력업체 모두 새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완성차 협력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반도체 수급도 정상화되지 않은 마당에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등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까지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중국 내수 수요 둔화에 반도체 가격도 하락 압력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전자업체들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물류난과 부품 공급망 약화에 더해 중국 시장에서 완성품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전 세계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생산 차질 우려마저 나오면서 LCD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LG전자에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도시 봉쇄에 따른 영향을 아직은 받고 있진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원가부담 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도시봉쇄 장기화는 반도체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 IT(정보통신) 기기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주요 도시들이 잇따라 봉쇄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과 PC, 기계 부품 등 반도체 수요를 이끌어온 주요 품목들의 공급망 우려와 수요 둔화 전망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는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은 최근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001200]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중국 봉쇄로 자동차와 PC, 스마트폰, 서버 등 전 영역에서 출하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반도체 수요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산시성 시안시에 대해서도 이달 15일부로 부분 봉쇄 조치를 내린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는 현재 공장을 정상으로 가동 중이다.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앞서 도시 봉쇄조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28일간 가동률을 임시로 낮춰 운영한 바 있다.

◇ 화장품·식품업체 공장도 봉쇄 장기화에 생산 차질
화장품업계와 식품업체들의 상하이 공장 운영은 한동안 중단됐다가 최근 일부 재개됐다.
코스맥스[192820]는 상하이 정부 지침에 따라 현지 공장을 닫았다가 일부 봉쇄가 해제되면서 지난 13일부터 부분적으로 가동을 재개했다.
다만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우 등으로 인해 전 직원이 출근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일부 생산 물량은 광저우 공장으로 돌려 함께 생산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마몽드, 에뛰드 제품 등 중국에 공급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상하이 공장은 여전히 가동이 중단돼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봉쇄가 해제되면 조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004370]은 라면류를 생산하는 상하이공장의 가동을 지난달 28일부터 중단했다가 이달 12일부터 일부 직원이 출근하면서 생산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농심은 선양(瀋陽)에도 공장이 있어 이곳에서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물품을 공급해 왔다.
오리온[271560] 공장도 지난 13일부터 생산라인을 일부 가동하기 시작해 현재 해당 공장의 50%가 가동 중이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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