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총알받이 되나" 동부전투 개시에 주민불안 증폭

입력 2022-04-19 09:58   수정 2022-04-19 17:23

[우크라 침공] "총알받이 되나" 동부전투 개시에 주민불안 증폭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차 포위해오면서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북쪽 8㎞ 지점까지 쳐들어온 러시아군으로 동요하는 도네츠크주의 북쪽 마을 스비아토히르스크를 조명했다.
이곳은 한때 러시아 정교회 교회나 수도원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였지만 이젠 대부분 주민이 전란을 피해 떠난 다소 삭막한 마을이 됐다.
마을은 대체로 평야 지대인 대부분의 돈바스 지역과는 달리 숲과 언덕 사이에 있어 러시아군의 대포나 탱크 기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마을 바로 북쪽에 있는 하르키우주 이지움에는 이미 격렬한 전투가 진행 중이어서 전투 임박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BBC는 이지움을 떠난 주민들이 밤낮으로 폭격을 당했고 수주동안 수돗물이나 전기 없이 버텨야 했다고 전했다.
스비아토히르스크 이장 블라디미르는 남은 주민들이 종종 자신이 마을을 떠나는지 확인 전화를 한다며 "모든 주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 반군을 상대해온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북·동·남 삼면에서 대규모 공격을 개시하면 보급선이 차단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이번에는 2014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장교 볼로도미르는 "만약 이번 전쟁이 그 당시에 일어났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는 러시아 침략자들이 마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것을 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2014년 당시보다 준비가 더 잘돼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최대한 늦추는 데 힘쓰고 있다.
한 군인은 BBC에 드론 촬영본을 보여주며 이지움 북쪽에 있는 다리를 폭파해 러시아군 군용차량 진격을 방해했다고 언급했다.
볼로도미르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 했던 것처럼 돈바스 지역의 현지 주민들에게도 공포감을 조성하는 유사한 전술을 쓰고 있다며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했다.
한때 활발한 산업도시였던 도네츠크주의 아우디이우카가 그 예다.
현지 마을에 사는 60대 갈리나는 전날 밤 자신의 집 정원에 떨어진 폭탄으로 땅에 큰 구멍이 생겼다며 "여기서 총알받이처럼 살고 있다"고 했다.
이 공격으로 창문이 날아간 집 안에는 갈리나의 손녀가 나가기 무섭다며 탁자 밑에 웅크리고 있었다.
스비아토히르스크의 블라디미르 이장은 이 전쟁이 외교로 해결되길 바란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이 끔찍하다"며 "이 파괴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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