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인기 없더라도 금리 올려 물가 오르지 않도록 전념"(종합)

입력 2022-04-19 17:15  

이창용 "인기 없더라도 금리 올려 물가 오르지 않도록 전념"(종합)
빅 스텝 가능성엔 "아직 할 필요 없지만, 앞으로 물가상승 속도 보고 결정"
"가계부채 못 막으면 더 큰 피해…금리만으로 불가능하고 범정부TF 필요"
"대출규제 완화, 한꺼번에 시행되면 물가·거시경제에 부담…점진적으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유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는 19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경기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 그때그때 조율하겠지만, 물가 상승 심리(기대인플레이션)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시그널(신호)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취약계층 등에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있다.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지금까지는 맞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물가상승 배경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공급 쪽 요인이 작용하고,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문제도 있다"며 "수요측에서는 재정지출이 많이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그동안 못 쓴 소비가 늘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0.25%포인트 넘는 기준금리 인상, 이른바 '빅 스텝'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빨리 올라갈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가능성을 남겨뒀다.

가계부채 문제도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이 후보자는 "만약 지금 막지 못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하면,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작년 8월 이후) 네 차례 올렸는데, 지난해 12월 이후 가계대출이 약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다가 정체 상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금리가 올라가면, 고통스럽지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상승률은 꺾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도 관련돼 있어 금리로 시그널을 주는 건 중요하지만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솔루션(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이 후보자는 "모든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한꺼번에 시행된다면 물가나 거시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출 정책은 부동산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다만 파악한 바로는 새 정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정책은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 인상(통화정책 완화 정도 축소) 기조를 시사하면서도 "성장 추세가 이어진다면"이라는 가정을 붙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충격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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