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대학들 잇따라 계약 해지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최대 학술정보 사이트 즈왕(CNKI)이 폭리를 취하는 상술로 학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중국 최대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이하 중과원)은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20일부터 즈왕의 정보 사용을 중단한다"며 "지나치게 비싼 정보 이용료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과원이 작년 한 해 즈왕에 지급한 정보 이용료는 1천만 위안(약 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즈왕을 '손절'한 곳은 중과원뿐만이 아니다.
지난 10년 사이 베이징대 등 명문대를 비롯해 1천 곳가량의 대학들이 비싼 이용료 때문에 즈왕 이용을 포기했다.
즈왕은 칭화대가 주도해 1999년 6월 개설한 학술정보 사이트다.
이후 둥팡즈왕이 2004년 100% 지분을 확보해 유료 사이트로 전환했고 중국 주식시장에도 상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학술 문헌과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에 중국은 물론 해외 학자들의 '정보의 바다'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지난 10년간 이용료를 연평균 20%가량 인상했다.지난해에는 매출 11억6천만 위안에 영업이익률 54%에 달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반대로 설립 취지와는 달리 정보 장사를 한다는 지적은 커졌다.
저작권자 동의 없이 학술 자료를 무단으로 게재한 사실도 드러났다.
중난대 자오더신 교수가 자신의 논문 160편을 무단 사용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즈왕이 18만 위안(약 3천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시정 모리배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즈왕이 중국 학문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다"고 비판했다.
베이징만보 등 현지 매체들도 가세했다.
매체들은 즈왕이 터무니없이 낮은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거액의 이용료를 챙기는 정보 중개상으로 전락했다면서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지 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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