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협회, 이달말 방미…美철강협회와 탄소중립 등 협력 논의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정부에 대한 우리 측의 '철강 232조'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 철강업계와 탄소중립 분야 공동 연구를 논의하는 등 접점 확대에 나선다.
미 정부가 철강 관련 무역확장법 제 232조를 검토하는 데 있어 자국 철강업계의 반응을 살필 수밖에 없는 현실인 만큼 일단 양국 철강업계가 경쟁이 아닌 공조 관계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말께 한국철강협회와 한국무역협회 등 우리나라 협회단이 미국을 방문해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철강협회 관계자들과 연달아 접촉한다.
협회단은 미 정부 인사들에게 철강 분야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미 철강협회와는 탄소중립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철강협회에서는 변영만 부회장 등이 출장길에 오른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결국 미 정부는 자국 철강업계의 입장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현지 업계에서는 한국 철강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자기들이 힘들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인식의 개선을 위해 국내 철강업계가 접촉 및 협력 강화를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철강업계의 화두는 탄소중립인데 이 분야에서 양국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논의하고 공동 연구 등의 협력 가능성도 타진할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노력을 통해 한국 철강업계가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강 232조는 직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물량을 제한한 조치다.
최근 미국이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과 재협상을 통해 고율 관세 및 물량 제한을 완화했으나 당시 고율관세 대신 '쿼터 축소' 카드를 선택한 우리 정부와는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강 232조 재협상 요구에 미국이 난색을 보이면서 정부는 전면 재협상보다는 기존 쿼터제의 세부 요건을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협회단의 이번 방미는 기존 정부 간의 협상과는 다른 측면에서 업계 간 협력을 통해 길을 만들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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