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일부 장관, 대러 항의 의미로 퇴장 예상…"회의장서 맞서야" 지적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체 운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G20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 기간을 이용해 20일(현지시간)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첫 장관 회의다.
로이터통신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집단 퇴장, 다른 외교적 무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주요7개국(G7)의 일부 장관들은 러시아 측의 연설 때 회의장에서 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프랑스 당국자 발언을 전했다. G7 회원국은 모두 G20에도 소속돼 있다.
미국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러시아 관리들이 참여하는 G20 세션을 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세션의 경우 러시아 측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해 국제사회의 대러 압박 동참과 제재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 당국자는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의 경우 과거와 달리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분위기를 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화상으로 G20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G7과 달리 러시아도 회원국인 G20의 경우 러시아 대응에서 단일한 대오를 갖추진 못했다.
일례로 러시아를 G20에서 퇴출하자는 일부 서방의 주장에 대해 중국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다.
옐런 장관이 일부 세션에 불참키로 한 결정을 두고 미국 내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러시아 면전에서 이번 전쟁을 문제 삼을 드문 기회인 만큼 회의장에 남아서 러시아와 직접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 싱크탱크 애리얼 코언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이 입장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이 반대의 경우보다 더 낫다며 이번 결정을 실수라고 평가했다.
마크 소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진정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려면 G7보다 더 큰 그룹이 필요하다"며 G20의 가치에 주목한 뒤 회의 보이콧은 다양한 국가와 세계 경제 관리에 관한 장기적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