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2천300t 지원, 일부 썩어서 버려져
누리꾼들 "봉쇄 중인 제식구부터 챙겨라"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랴오닝성이 도시 봉쇄 중인 상하이에 식료품을 지원한 것을 두고 랴오닝 지역 주민들 사이에 뒤늦게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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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 선양시가 봉쇄돼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누굴 도울 처지냐는 것이다.
20일 중국중앙(CC)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랴오닝성은 지난 12~13일 쌀과 밀가루, 식용유, 채소 등 2천300t의 생활물자를 육로와 해상 운송을 통해 상하이에 지원했다.
지난 15일에는 의료 인력 200명도 상하이에 파견했다.
랴오닝성이 지원한 채소 가운데 일부는 인력 부족으로 배송이 지연돼 부패한 채 상하이 주민들에게 전달돼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상하이 시민이 촬영한 짓무른 채소 영상이 올라왔고, 조롱 조로 "성의는 고맙지만, 형편이 더 어려운 랴오닝에서는 상하이에 물자를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글도 게시됐다.
랴오닝성 누리꾼들은 "상하이 주민들은 반기지 않고, 랴오닝성 주민들은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공연한 짓을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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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 최대 도시인 선양시가 한 달 가까이 봉쇄 중인 상황을 거론하며 "제 식구부터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글도 올라왔다.
선양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달 24일 도시를 전면 봉쇄했다가 지난 13일 생산시설 가동, 상업시설 운영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음식점과 헬스장,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은 여전히 영업 중단 상태고, 일용직들은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랴오닝성과 인접한 창춘시 등 지린성 내 도시들도 지난달 11일 이후 40일 동안 봉쇄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훨씬 오랜 기간 봉쇄 중인 이웃 도시의 저소득층을 돕는 게 순리 아니냐"며 "상하이에 물자를 운송한 저온저장 차량에 의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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