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운용하려면 수개월 걸려"…비전투물자 지원입장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20일 우크라이나에 국산 전차나 경공격기를 제공하더라도 당장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면서 비전투 물자를 지원한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강 청장은 이날 세종연구소가 서울 서머셋팰리스에서 개최한 세종국방포럼에서 '부국강병의 길-방위산업 5대 강국 추진전략'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에 K-2 전차 100대, FA-50(경공격기) 100대를 줘도 소용이 없다"면서 "이는 실제로 운용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산 무기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더라도 당장 실제 전장에서 운용할 기술과 인력이 축적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강 청장은 "무기체계를 공유하는 것은 자국 생존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위기 시에 동맹국에 팔게 되지 (논란이 생길) 소지가 있는 나라에 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가 아닌 비전투 물자만 지원한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회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 배, 러시아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무기 지원을 공개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방탄조끼·헬멧, 전투식량, 의료물자 등 비전투 물자만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 청장은 주제 발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인정받는 한국의 방위산업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방산 수출이 급증해 70억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수주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인정받기에 대내외 여건에서 한국 방위산업은 중요한 도약의 기회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강 창장은 노르웨이 차기전차 사업에 참여 중인 K-2전차(현대로템), 호주 차기장갑차 사업에 참여 중인 레드백 장갑차(한화디펜스) 등 협상이 진행 중인 국산 군용장비들을 예로 들며 "올해와 내년 사이 최종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사업은 수출형 방위산업으로의 전환을 결정할 중요 사업들이므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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