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내부서도 회의론 고개…"침공은 치명적 실수"

입력 2022-04-21 10:37   수정 2022-04-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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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내부서도 회의론 고개…"침공은 치명적 실수"
"회의론 확산하지만 푸틴은 강경파에 의존해 전쟁 고수"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의견이 크렘린궁 내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위층과 달리 정부와 경제 분야 고위직에서는 전쟁에 비판적인 시각이 퍼지고 있다.
이 매체는 크렘린궁 내부 관계자 10명을 인용, 비판론자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라를 수년간 퇴보시킬 치명적 실수"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이들 관계자는 보복이 두려워 익명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점점 제한된 강경파에 의존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정치적 비용에 대해 다른 관료의 의견은 무시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미국 정보당국이 푸틴 대통령이 실패에 직면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데 대해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내부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경로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에서 누구도 그에게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회의론은 전쟁으로 러시아가 예상외로 큰 손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2개월간 러시아의 군사력 손실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 전례 없이 강력한 서방의 제재를 받으며 국제적으로도 고립됐다.
여전히 러시아 엘리트층은 서방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며 러시아 경제가 미국과 서구의 광범위한 제재에 적응해나갈 것이라는 크렘린궁의 주장에 동조하며 전쟁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뿐만 아니라 안보 약화, 글로벌 영향력 저하 등으로 러시아에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크렘린궁 내부의 전쟁 회의론자들은 미국과 동맹의 신속하고 광범위한 제재에 놀랐다고 한다.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고위 관료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권력을 잡은 약 20년간 이룬 경제적 성장과 생활 수준을 원점으로 되돌릴 만큼 제재의 영향이 파괴적일 것이라며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지만 서방은 전쟁을 벌이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남겨두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의 경제적 기습 공격은 실패했으며 러시아는 이에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는 것이다.
철저한 자본 통제로 전쟁 초기 폭락했던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거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러시아의 경제적 혼란이 진정되는 듯 하지만 러시아 경제가 극심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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