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우크라에서 싸우는 아버지 돕는 딸 사연 소개
서방 지원 늘었지만 현장은 '부족'…민간 자원봉사자 "관료주의 상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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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 우크라이나계 미국인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싸우는 아버지를 위해 직접 지원에 나서게 된 사연을 CNN이 21일(현지시간) 조명했다.
주인공인 테티아나 포우델(31)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 음악 스트리밍 업체의 변호사로 일하던 중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의 부사령관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휴직계를 내고 폴란드로 갔다.
부대원들은 전투화를 비롯해 보호장비와 의료물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포우델은 1만3천달러(약 1천610만원)를 모아 전투화 100켤레를 마련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지인이나 자원봉사 단체 등을 통해 돈을 충당할 수 있었다며 "너무 감사한 분들"이라고 전했다.
현지에서 싸우는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은 총동원령에 따라 출국이 금지된 상태이기에 포우델의 대모가 폴란드에서 전투화를 싣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달한다.
포우델은 "사람들에게는 낮에 변호사로 일하고 밤엔 전투화 밀수업자라고 말하곤 한다"고 농담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꾸준히 이뤄져 왔고 최근 돈바스 전투를 앞두고 늘어난 양상이지만 현장에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9일 CNN은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8억달러(약 9천900억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약 일주일 전인 13일 미국은 같은 규모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포우델은 "서방 원조는 여전히 너무 느리고 충분하지 않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장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열화상카메라나 야간투시경, 쿼드콥터(회전날개 4개가 달린 드론) 등 장비가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배낭이나 손전등, 장갑 등 기본 물품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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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간인들도 직접 지원 현장에 나서 힘을 보태고 있다.
포우델뿐만 아니라 퇴역군인을 포함한 전 세계 시민들이 우크라이나군에 필요한 추가 장비나 보급품을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에게 의료물품을 조달하는 한 미국 퇴역군인은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수천명이 있다"고 했다.
CNN은 포우델과 서방 관리를 인용해 일부 사례에서는 시민들의 지원이 정부가 주도하는 것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지원과정에서는 난관에 부닥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포우델을 돕는 한 해병대 출신의 퇴역군인 트레이 샤프는 CNN에 코로나19로 영향받은 공급망 상황과 더불어 관료주의를 어려움으로 꼽았다.
샤프는 "예를 들어 레벨4 방탄복을 미국에서 실어나르려면 미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관료주의와 각각 상대하면서 돈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모든 걸 휴대전화 하나로 해결하려다 보니 방향을 잃을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레벨3∼4 방탄복을 미국에서 보내려면 미국 국무부의 특별 허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포우델은 "여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미국에서 앉아있는 것보다 더 의미있다"면서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포우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은 분명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고통에 있어 단기적인 해결책에 그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대부분 경우에서 지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군을 지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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