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60만명 시청 집계…5년 전 토론 때보다 약 90만명 줄어
'1차 투표 3위' 멜랑숑 지지자들 "좌파 의제 없었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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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연임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에 맞서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벌인 양자 토론 '리턴 매치'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더 후한 평가를 받았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이 더 설득력 있었다는 응답이 59%로 르펜 후보가 설득력이 있었다는 응답(39%)보다 많았다.
엘라브는 전날 밤 TV 토론회가 끝나고 나서 BFM 방송과 공동으로 토론회를 시청한 18세 이상 유권자 65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 르펜 후보에 이어 득표율 3위를 기록한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사이에서는 61%가 마크롱 대통령이 더 설득력 있었다고 답했다.
르펜 후보가 더 설득력 있었다고 답한 멜랑숑 후보 지지자는 36%였다.
멜랑숑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르펜 후보와 득표율 격차가 1.2%포인트밖에 나지 않아 그에게 한 표를 던진 유권자를 2차 투표에서 누가 흡수하느냐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멜랑숑 후보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를 뽑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파에 가깝다고 보는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에게 다시 엘리제궁을 내주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는 멜랑숑 후보를 뽑은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끌어안는 게 필요하고, 르펜 후보 입장에서는 차라리 멜랑숑 후보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무효표를 내는 게 유리한 형세다.
이처럼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멜랑숑 후보 지지자들은 토론회를 보고 나서 환경 문제와 같이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안을 만한 의제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라디오 프랑스 등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마주한 테이블 위에 기후변화 대응이 토론 주제로 올라오기는 했지만, 심도 있는 논쟁을 하기보다는 서로서로 비난하는 계기로 쓰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를 "기후 회의론자"라고 부르며 이번 대선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프랑스의 기후변화 정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이 애초 공약과 달리 기후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며 좌파 진영의 논리를 내세워 "당신이야말로 기후 위선자"라고 쏘아붙였다.
엘라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가장 오만한 후보"(50%)이자 "가장 역동적인 후보"(49%)라는 평가를, 르펜 후보는 "가장 걱정스러운 후보"(50%)라는 평가를 각각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가 이야기하는 동안 턱을 손으로 괴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등 오만하다는 인상을 풍기는 행동을 이따금 했고, 상대가 발언하는 도중에 반복적으로 끼어들면서 훈수를 두기도 했다.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이 보여준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허둥지둥하던 2017년 토론회 때보다 세련되고 침착해졌으나, 유권자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토론회는 5년 전보다 적은 유권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았다.
시청률 조사기관 메디아메트리는 3시간 가까이 이어진 토론회를 1천56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일간 르몽드 등이 전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대선 결선에 진출한 후보로서 처음 맞대결했던 2017년 TV 토론회 시청자 1천650만명보다 약 90만명 줄어든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유튜브·트위치 등으로 토론회를 지켜본 사람은 포함되지 않았다. TF1과 프랑스2 방송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는 다른 뉴스 채널에서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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