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의 3번째 금요일인 22일(이하 현지시간) 동예루살렘 성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해 최소 27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라마단 금요 예배가 진행 중이던 이날 새벽 4시께 성지 경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백 명이 돌과 폭죽을 던지며 소란을 피웠다.
일부는 두건 등으로 얼굴을 가렸고 일부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깃발을 흔들며 대이스라엘 성전(聖戰)을 외치기도 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즉각 대응을 자제했으며, 기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진압 장비를 동원해 폭도를 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날 충돌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27명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당했다.
충돌이 일어난 곳은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공통의 성지다.
이슬람의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이 지역을 무슬림들은 '고귀한 안식처'로 유대교도는 '성전산'으로 부른다.
성지 경내에서는 이슬람교도의 예배만 가능하며, 유대교도의 기도나 예배는 성지 바깥에 있는 '통곡의 벽'에서만 허용된다.
라마단 와중에 지난 15일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대 최대명절 유월절이 시작된 이후 유대교도들이 이스라엘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대거 성전을 방문하기 시작하자,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를 유대교도의 성지내 기도 허용으로 보고 반발했다.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한주간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을 이어왔고, 아랍권은 이슬람교도에게만 기도와 예배를 허용하는 성지 규칙을 어겼다며 이스라엘을 규탄해왔다.
성지를 둘러싼 갈등 속에 지난해 이스라엘과 11일간 전쟁을 치렀던 하마스는 전날 성지와 예루살렘을 지켜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주민 총궐기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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