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루스, 北 정찰총국 연계…제재대상 암호화폐 지갑 4개로 늘어
"北, 제재 우회해 핵·미사일 개발자금 조달 위해 사이버범죄 의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의 소유로 추정되는 암호화폐 지갑 3개를 추가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보도자료와 트위터를 통해 "라자루스 그룹의 암호화폐 지갑 3개를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며 "북한은 미국과 유엔 제재를 우회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와 같은 불법행위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14일 블록체인 비디오 게임 '액시 인피니티'의 6억 달러(약 7천460억원) 넘는 암호화폐 해킹의 배후로 라자루스를 지목하고, 이 단체와 연결된 암호화폐 이더리움 지갑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라자루스는 북한군 정찰총국과 연계된 조직으로 추정되며, 2014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조롱한 영화를 제작한 소니픽처스를 해킹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했다.
라자루스는 현재 미국과 유엔의 제재 명단에 올라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이어 추가 ICBM 발사 및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 북한에 경고를 보내고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해석된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를 우회하기 위해 사이버범죄를 조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 해외에 거점을 둔 해커들을 조직적으로 양성, 암호화폐 해킹을 통해 핵 개발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등을 위한 자금 조달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절리나 포터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적이고 불안정을 유발하는 어떤 행동에 대해서 규탄과 함께 각별한 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취하는 사이버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안보 기관뿐 아니라 정부들 역시 경계를 높이고 협동하는 것이 절대적"이라며 "우리는 이 핵심 문제에 있어서도 동맹과 긴밀한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뉴 앤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 역시 뉴욕외신기자협회(NYFPC) 화상 브리핑에서 "북한은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범죄 등 불법행위에 의존하고 있다"며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지적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재무부의 가상화폐 지갑 동결을 설명하며 "이러한 사례는 (가상화폐에 대한) 절도와 해킹 등 북한의 가상화폐 불법 활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면서 "우리가 명목화폐 세계에서 구축한 글로벌 돈세탁 방지 시스템이 이제 가상화폐 세계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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