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급격한 하락에도 대규모 금융완화 유지 입장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국내외 금리 차이로 인해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음에도 대규모 금융완화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현재의 강력한 금융완화를 끈기 있게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 가격 상승이 임금과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4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속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최근 일본 내 물가 상승은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안정적인 2% 물가 상승'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구로다 총재는 또한 금융 긴축으로 돌아선 미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이 다르다며 일본은 코로나19 경기 침체로부터 회복이 미국에 비해 더디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로 인해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11엔 오른 128.13~14엔(오후 5시 기준)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1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 129엔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지난달 이후 엔화 가치는 11%나 하락했다.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의 원인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확대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며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