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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의 레포르마 대로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거대 야자수에 24일(현지시간) 하루 시민들이 잔뜩 찾아왔습니다.
평소엔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날은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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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함께 사진을 찍고, 나무를 부둥켜안거나 입을 맞추기도 합니다.
무려 10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켰던 야자수가 이곳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20m가 훌쩍 넘는 이 야자수가 레포르마 대로에 심어진 것은 지난 1910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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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시민 대부분보다, 그 주위에 서 있는 웬만한 건물들보다 더 나이가 많습니다.
야자수가 우뚝 서 있는 교차로의 이름도 '야자수 로터리'일 정도로 시민들에겐 상징적인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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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았지만, 떠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지난 21일 이 야자수가 균 감염 등으로 병든 탓에 로터리에서 뽑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보통 200년 넘게도 사는 종(種)이지만 해발 2천240m의 멕시코시티에선 제 수명을 다 채울 순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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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 이파리는 이미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멕시코시티는 100년 넘게 도시를 지킨 나무를 예를 갖춰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이날 하루 시민들은 야자수 주위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손뼉을 치며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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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르마 대로는 매주 일요일 낮 차 없는 도로로 변신하는데,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혹은 걷거나 달려서 대로를 지나던 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나무와 포옹했습니다.
시 당국은 시민들의 통행이 줄어드는 밤 11시 무렵부터 도로를 막고 나무를 뽑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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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르마 대로를 떠나지만 곧바로 수명을 다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 일단 치료를 시도한다고 합니다.
주인을 잃어버린 휑한 야자수 로터리를 채울 다른 나무는 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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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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