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촉발된 세계 식용윳값 상승에 부채질
(서울·자카르타 =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의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 금지 결정 여파로 팜유 가격이 약 7% 급등하고, 콩기름(대두유) 등 다른 식용윳값도 뛰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팜유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7.0% 뛰어오른 t당 6천799링깃(약 19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1일 이후 최고치다. 팜유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3시 5분 현재 6.3% 상승한 6천745링깃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전 세계 팜유 공급의 60% 정도를 담당하는 인도네시아가 지난 주말 수출금지 결정을 내놓은 것이 국제적인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면서 팜유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제1의 식용유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작년∼올해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량은 약 3천50만t으로 세계 전체 수출량(약 8천570만t)의 35.6%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 23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내수 시장에 식용유가 저렴한 가격에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는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산 팜유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인 'RBD 팜올레인' 등의 수출금지가 예고됨에 따라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세계 식용윳값이 더 뛰고 있다.
식용유 가격은 지난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 감소, 가뭄 등에 따른 캐나다 카놀라유와 브라질·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 감소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세를 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의 75%를 맡고 있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를 파괴하고 수출 선박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식용유 등 수출금지 발표 직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콩기름 선물 가격이 4.5% 급등하는 등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의 팜유 선물 가격은 3%, 콩기름 선물 가격은 1.5%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의 수출금지로 팜유뿐만 아니라 콩기름, 카놀라유, 해바라기유 등 주요 4대 식용유 가격 상승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인도네시아의 갑작스러운 수출 금지 결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타나는 식량 보호주의와 전 세계적인 식품 인플레이션, 이에 따른 기아 위기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도국은 값비싼 대두유나 해바라기유, 카놀라유를 대신할 수 있는 팜유의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팜유 공급 제한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령,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는 수입산 팜유의 거의 80%를 인도네시아산에 의존한다.
파키스탄 식용유 정제협회(PEORA)의 라시드 얀 모함마드 회장은 "어떤 것으로도 인도네시아산 팜유 손실을 보상할 수 없다. 모든 나라가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하자 수출 금지 정책의 막대한 부작용을 우려했고, 말레이시아의 팜유협회는 성명을 통해 지금은 바이오디젤이 아니라 식용유 공급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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