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원자재가 대응 전담 조직·협의체 신설…러 투자·신차 출시 연기 검토
기아 "우크라 사태·중국 봉쇄령 영향 제한적…타지역 생산 통해 만회"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분기 경영 환경도 난항이 예상되지만, 각종 이슈 대응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은 25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러시아의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했으며, 당사 판매 역시 소매 기준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며 "러시아의 급변하는 경영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틴전시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 등으로 주요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자 지난달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러시아 시장은 도매 기준으로 현대차 전체 판매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들을 타지역으로 유연하게 전환 배정해 러시아 외 지역 생산 확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사태 정상화와 회복에 대비한 사전 준비 강화를 위해 주요 경영 항목별 중점 추진 전략을 점검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올해 계획된 투자와 신차 출시 연기를 검토해 유동성 측면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추가적인 대러 제재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협력사에만 의존했던 기존의 원자재 조달 방식에 변화를 꾀하는 등 대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 부사장은 "배터리 제조 관련 원자재인 니켈, 리튬, 코발트와 철강 제품류 등 원자재의 가격 변동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원자재 관련 당사 관리 영역 확대라는 근본적인 방향을 설정해 협력사 자체 조달에 의존했던 기존의 구매 방식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원자재를 납품받아 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시간이 3개월에서 1년까지 소요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주요 원자재의 전략적인 관리를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원자재 가격 인상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협의체를 신설하는 등 유기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구매 활동과 관련된 외부 전문기관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기능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원자재 시황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을 자동으로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가격 인상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사 및 배터리셀사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배터리 원자재 선매입을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IR담당 구자용 전무는 "가격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최소 1분기 이상 배터리셀과 양극재 등의 안전 재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부사장은 "근본적인 구매 전략 방향 재설정과 원가 개선 역량 집중을 통해 1분기 실적에 있어 원가 영향을 최소화했다"며 "올해 연결 기준 5.5∼6.5%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기아[000270]는 중국의 봉쇄령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IR담당 정성국 상무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의 락다운으로 인한 영향은 1분기에 1만대 이하였고,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수급) 문제는 물류 운영이 정상화되면 해결될 일시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연간 5만∼10만대의 러시아 공장의 물량이 순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러시아로 보낼 반도체를 다른 지역으로 돌릴 수 있어 영향력은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 재경본부장 주우정 부사장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오히려 기존의 부족한 반도체 물량을 타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물량 생산에 차질이 있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만회해 전환하고 있으며, 대당 손익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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