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특권 축소에 현금 필요…일부는 주목 피하려 자산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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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수억 달러에 달하는 부동산과 요트, 미술품을 매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왕족의 '돈줄'을 차단한 탓이다.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아버지가 왕권을 쟁취한 후 실권 자리에 오른 무함마드 왕세자는 친척들을 왕권에 도전하는 잠재적인 경쟁자로 취급해왔다.
이에 삼촌과 사촌을 포함해 수천 명의 왕족에 대한 특권을 축소해 왔다.
정부가 왕실에 제공하던 매년 수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여행과 전기, 수도요금 면제 등 특권을 없앴다.
올해는 4명을 넘어가는 회사에 대해 직원 1명당 2천500달러(약 300만원)의 세금도 부과했다. 이 세금 탓에 큰 회사를 소유한 일부 왕족은 1년에 수십만 달러의 비용을 내야 한다.
또 국부펀드에 대한 접근도 차단했다. 최고위 왕족은 그동안 정부와 계약 등으로 1년에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끌어모았으나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돈줄이 막힌 왕족들이 집수리부터 세금, 직원 급여 등 일상적인 비용을 마련하려고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부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주목을 피하려고 호화 자산 등을 내다 팔기도 한다.
자산을 파는 이들 중에는 한때 사우디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자 중 한 명이었던 반다르 빈 술탄 전 주미 대사도 포함됐다.
최근 매각된 왕족의 자산 중에는 1억5천500만 달러(1천939억원) 상당의 영국 부동산, 전장 61m가 넘는 호화 요트, 무굴 제국 시대 보석들도 포함됐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7년 11월에는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왕족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여 왕권의 기반을 다졌다.
이에 수백명이 리야드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돼 부패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고 거액을 헌납하고 정치적인 충성 맹세를 한 다음에야 풀려났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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